🎗 잊지 않기 위해, 우리는 오늘 멈춰 서다 – 현충일에 부쳐

오늘, 국기를 바라보며 멈춰 선 마음 하나

오늘, 날씨가 참 청명합니다.
바람에 가볍게 흔들리는 반기(半旗)의 태극기를 보며
잠시 발걸음을 멈춰봅니다.
6월 6일, 현충일입니다.

매년 찾아오는 이 날은
조국을 위해 헌신한 이들의 삶을 기리는 날입니다.
전쟁터에서 흘린 피,
다시는 돌아오지 못한 청춘의 시간,
그리고 그 뒤에 남겨진 가족과 시간들.
그 모든 것을 우리는 기억하겠다는 다짐으로
오늘을 맞이합니다.

나도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입니다

이제 나는 50대 중반의 어른이 되었습니다.
내가 자란 시대는 전쟁이 없는 평화의 시대였습니다.
그러나 학교에서는 늘 말했습니다.
“북한은 적이다, 빨갱이는 위험하다”
우리는 직접 보지 못한 전쟁을
매일처럼 교실에서 듣고 배웠습니다.

그렇기에 혼란스럽기도 했습니다.
‘보지 않았지만, 기억하라’
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릴 땐 몰랐습니다.
하지만 시간이 지나고,
자녀를 키우고,
이 땅에서 내가 살아가는 이유를 되짚어보니
그 말이 오늘 이 마음과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.

오늘이 있는 이유, 그분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

나는 총성을 들은 적이 없습니다.
그럼에도 오늘은 눈물이 납니다.
생명을 다해 나라를 지킨 그분들이 있었기에
나는 지금 이 땅에서
자유롭게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.

그리고 나는 오늘 말하고 싶습니다.
“잊지 않겠습니다.”
“당신들 덕분입니다.”
“이제는 우리가 지키겠습니다.”

현충일은 단지 슬픈 날이 아닙니다.
그분들의 삶이 빛이 되어
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을 밝혀준 날입니다.
그러니 오늘은,
눈물이 나지만 눈이 부신 날입니다.

이 나라를 내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
더 평화롭고 정의로운 곳으로 만들어야겠다는
작은 다짐 하나,
오늘 이 글 속에 함께 남겨봅니다.

---

✅ 6월 6일, 현충일로 정한 이유

1. 보국 숭열 정신 계승

   • ‘현충일’은 나라를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(殉國先烈)과 호국영령(護國英靈)을 기리는 날입니다.

   • “충(忠)을 드러낸다(顯)”는 의미로, 충절과 희생을 기억하고 계승하자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.

2. 6월은 한국전쟁이 발발한 달

   •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발발한 시점과 가까워,

   • 전쟁 희생자들을 함께 추모하고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6월이 상징적으로 선택되었습니다.

3. 조선시대 ‘망종(芒種)’ 제사의 전통

   • 음력 4~5월경은 망종 절기로, 조선시대 부터 선조 제사를 많이 지내던 시기입니다.

   • 이 전통에 따라 조상과 순국자를 기리는 날로 적합하다고 판단되어 6월 6일이 지정되었습니다.

4. 제사·추모와 계절 상 조화

   • 6월은 봄이 끝나고 여름이 시작되는 시기로, 추모식·국립묘지 참배 등 야외 행사가 수월합니다.

---

📜 공식 지정

• 1956년 제정된 「각종 기념일에 관한 규정」에 따라
  6월 6일을 '현충일'로 지정하고, 공식적인 국가추념일로 삼았습니다.

• 국가기념일 중에서도 유일하게 태극기를 반기로 게양하고,
  오전 10시 묵념 사이렌이 울리는 엄숙한 날입니다.